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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정원
37사용자 정보 없음(@rosie)2021-05-20 20:24:21
감정 정원
안개 속으로 들어간다
앞으로 아이가 뛰어가고
뒤로 낡은 사람이 떠간다
이름을 불러본다
아무도 듣지 못했다
얼어붙은 바닥에 얼어가는 뺨을 내려놓고
흔들리는 촛불에게 창백한 손가락을 달아준다
안개의 속도를 따라갈 수는 없었지만
안개 속에서 어떤 형식을 갖는다
회청빛 냉기적막한 입김
낱말들을 마당에 심었다
그것의 온도가 느껴진다
간격이 시작된다
간격이 이름을 지우며 간다
감정은 막다른 거기에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곳에서 눈이 멀어갔다
- 박지혜 시집 『 햇빛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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