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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안쪽에 생기는 나무
37사용자 정보 없음(@rosie)2020-02-14 09:11:53
가슴 안쪽에 생기는 나무
봄이 가려운가 보다
엉킨 산수유들이몸을 연신 하늘에 문대고 있다노란 꽃망울이 툭툭 터져 물처럼 번진다
번져서 따스히 적셔지는 하늘일 수 있다면심지만 닿아도 그을음 없이 타오르는불꽃일 수 있다면
나는 너무 쉽게 꽃나무 곁을 지나왔다시간이 꽃보다 늘 빨랐다
오랫동안 한 곳을 보지 않으면그리고 그 한 곳을 깊이 내려가지 않으면시가 꽃이 되지 못한다
가슴 안쪽에 생기는 나무가 너무 많아그 그늘이 더 깊어
- 정영주 시집 『 아버지의 도시 』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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