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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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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정보 없음(@rosie)2019-12-31 07:19:17

두물머리
이렇게 늦게 두물머리에 오게 된 것도 실은 함께 오고 싶었던 사람이 있었던 게다강 건너 먼 산을 넘어 그 사람이 강을 건너온다아무도 없이 두물머리 긴 의자에혼자 앉고 보니나의 지난 모든 것이 빈자리 뿐 이구나 빈자리가 너무 크다 빈 배 하나 강에서 돌아왔으나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빈자리 마다 강을 건너온 그 사람을 조용히 앉히고 바라본다눈 속에서는 강물이 흐르고돛대 없는 배가 떠나자 눈을 감아버린다 그 사람 젖은 머리에 느티나무 그림자가 닿을 때쯤 그 사람 강을 건넌다빈자리 마다 눈물이 글썽하다
- 이범철 시집 『 오늘, 꽃이 아프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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