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 스튜디오
자유게시판
-
탁본
37사용자 정보 없음(@rosie)2019-12-11 08:04:31
탁본
평안하다는, 서신 받았습니다평안했습니다
아침이 너무 오래 저 홀로 깊은동구까지 느리게 걸어갔습니다앞강은 겨울이 짙어 단식처럼 수척하고가슴뼈를 단단히 여미고 있습니다
마르고 맑은 먼 빛들이 와서 한데어룽거립니다당신의 부재가 억새를 만들고당신의 부재가 억새를 일으켜 세우며강심으로 세차게 미끄러져 갔습니다
이대로도 좋은데, 이대로도 좋은나의 평안을당신의 평안이 흔들어한 겹 살얼음이 깔립니다
아득한 수면 위로깨뜨릴 수 없는 금이 새로 납니다물 밑으로 흘러왔다물 밑으로 돌아가는 뒷모습흰 푸른 가슴 뼈에탁본하듯
- 이영광 시집 『 그늘과 사귀다 』중에서 -
댓글 0
(0 / 1000자)
- 쪽지보내기
- 로그방문
브라우저 크기를 조정해 주시거나
PC 환경에서 사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