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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을 미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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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정보 없음(@rosie)2019-11-22 11:10:30

낙엽을 미행하다
바람 몇이 길을 슬슬 기어가다가쓸려가던 은행잎들 속으로 몸을 말고 들어간다제 쓸쓸함을 감추고제 빈손을 감추고
허기져 노래진 얼굴이 사라지고빗줄기에 젖은 궁상도 노랗게 채색되어잠깐 햇빛에 찬란하다
빈둥거리던 은행잎이 떼구루루제 꿈인 양 품고 나동그라진다
바람은 그렇게 배고픈 계절을 날 것이다춥고 아픈 시간을 노랗게 스스로 불붙이며어딘가에 숨어서 몸을 말고봄을 기다릴 것이다
숨을 죽이고 몸을 낮추고한때를 건널 것이다
- 권순자 시집 『 붉은 꽃에 대한 명상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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