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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앞에서 꽃들은 어두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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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정보 없음(@rosie)2019-05-28 20:59:53

노을 앞에서 꽃들은 어두워진다
노을 앞에서 둥글고 환한 꽃들은 어두워진다
바람이 불고
문득 한 꽃잎이 지고
쌓인 꽃들이 서로 물들며 한 생을 이루는 동안
저녁이 오고
한 계절이 흘러간다
울면서 걸어가는 낯익은 젊은 여자를 보던 그날은 내가 아팠지만 이웃집 목련꽃이 왜 서글픈 표정을 지었는지 그때 알게 되었다
인연은 그림자처럼 서툰 포옹도 없이 사라지는 것
해질녘에 바삐 한 그루 미루나무에게로 가서 나를 놓아버렸다
- 박노식 시집 『 시인은 외톨이처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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