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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필이면 사월에

    37
    사용자 정보 없음(@rosie)
    2019-04-24 06:52:06





 
 
하필이면 사월에


 
하필이면 사월에
거리 가득 벚꽃이 팝콘 튀듯 쏟아지는 눈부신 길가에서
제 나이보다 십 년은 더 들어 보이는
여고 동창의 식혜 수레 앞에서
이게 얼마 만이냐고
그동안 어디서 어떻게 살았느냐고
길게 묻기도 전에

사니까 살아지더라
그렇게 살아지더라
인생 참 별거 아니더라

어제 보고 헤어진 친구처럼
삼십 년을 한 줄 쉰 목소리를
담담하게 법문처럼 되뇌면서
기어코 두 손에 꼭 쥐여주고 간 식혜 잔에는
벚꽃잎 같은 밥알이 하얗게 송송 솟아올랐다

순식간에
거짓말처럼 꽃길 속으로 사라진
늙어버린 여고생의 뒷모습을
쫓아가던 눈길이
야무진 봄바람에 길을 잃고
일제히 허공 속을 춤추듯 비행하는
수만 송이 꽃잎에 멈출 즈음

사니까 살아지더라
그렇게 살아지더라던
고단했던 그녀의 시간이
벚꽃이 별꽃으로 저무는 꽃 길 속으로
아찔하게 사라졌다
그렇게 사라져버렸다

 

- 고창영 시집  『등을 밀어 준 사람 』 《이야기담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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